Samsung Solve for Tomorrow

가로등 하나에서 시작된 질문

Samsung Solve for Tomorrow 2026

독일 — 밤이 되면 도시 곳곳의 가로등에 불이 들어옵니다. 그 아래를 지나는 사람이 있든 없든, 가로등은 늘 같은 밝기로 거리를 비춥니다. 오랫동안 당연하게 이어져 온 풍경이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다른 의문을 갖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드리안 레제(Adrian Rhaese)에게는 한 가지 질문이 있었습니다.

왜 도시의 인프라는 오랫동안 예전 모습 그대로일까?


아드리안은 도시를 완전히 새롭게 만드는 대신, 기존 도시 인프라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모든 가로등을 새것으로 바꾸지 않고 기존 가로등에 기술을 더해, 필요한 시간과 장소에서만 빛을 밝힐 수는 없을까? 그의 아이디어는 이 작은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2022년, 당시 학생이었던 아드리안은 스트리트 라이트리전스(Street Lightelligence)라는 팀으로 이 아이디어를 삼성 솔브포투모로우(Samsung Solve for Tomorrow)에 선보였습니다. 도시 환경 보호를 주제로 열린 당시 독일 대회에는 80개가 넘는 아이디어가 접수됐습니다. 스트리트 라이트리전스는 기존 가로등에 자체 개발한 온보드 컴퓨터를 탑재해 주변 상황에 따라 보다 스마트하게 작동하는 가로등 솔루션을 제안했고, 우승팀 중 하나로 선정됐습니다.

그때만 해도 완성된 제품이나 회사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매일 마주치는 가로등을 조금 다르게 바라본 하나의 질문과, 이를 바꿔보고 싶다는 아이디어가 있었을 뿐입니다.

질문을 가능성으로 바꾸다


삼성 솔브포투모로우는 이 아이디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아드리안과 팀원들은 멘토링과 코칭, 지속적인 피드백을 거치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기술적 효용성을 검토했습니다. 대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자신들이 발견한 문제가 실제로 해결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지, 그리고 그 해법이 더 성장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아드리안은 “삼성 솔브포투모로우 덕분에 우리의 아이디어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계속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습니다. 대회 과정에서 받은 조언과 피드백은 더 스마트한 가로등을 만들겠다는 우리의 접근 방식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대회가 끝난 뒤에도 아이디어는 아드리안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계속 구상을 발전시키고,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직접 테스트를 반복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처음 품었던 생각만큼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것을 조금 더 스마트하게 바꾸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생각은 훗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 엔비오테크(ENVIOTECH)로 이어졌습니다.

가로등 하나에서 스마트한 도시로


엔비오테크는 도시가 이미 갖추고 있는 인프라에서 출발합니다. 사람이 없는 거리에 밤새 같은 밝기로 켜져 있는 가로등은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하고 광공해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엔비오테크는 조명 시스템 전체를 교체하는 대신 기존 가로등에 지능형 기술을 접목해 실제 수요에 맞춰 조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합니다. 대규모 교체 공사 없이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아드리안의 생각은 가로등 하나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도시 곳곳에 설치된 가로등은 이미 전력망과 연결돼 있고, 공공공간의 적절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길을 밝히는 역할을 넘어, 도시를 더욱 스마트하게 만드는 인프라로 활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엔비오테크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도시의 다양한 인프라를 한눈에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오픈 대시보드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가로등 하나를 더 스마트하게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는 이제 더 큰 질문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 주변에 있는 인프라를 어떻게 더 스마트한 도시의 일부로 만들 수 있을까요?

2026년 5월, 엔비오테크는 엔젤 투자자들로부터 100만 유로 규모의 프리시드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하지만 더 주목할 점은 학생 프로젝트로 시작한 아이디어가 실제 도시 현장에서 가능성을 입증하는 단계까지 성장했다는 사실입니다.

엔비오테크는 이제 파일럿 프로젝트를 넘어 실제 도입 단계로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자사의 기술이 에너지 소비와 비용을 줄이고, 도시 인프라를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주고자 합니다.

아드리안의 질문의 성장은 현재진행형


아드리안이 처음 질문을 던진 지 4년. 아직 그 질문에 대한 완벽한 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늘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가로등에 대한 작은 의문은 기존 인프라를 더 스마트하게 만들겠다는 아이디어가 됐고, 그 아이디어는 실제 도시에서 기술을 검증하는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제 아드리안의 시선은 가로등 하나를 넘어 도시 전체를 향하고 있습니다.

엔비오테크가 앞으로 어떤 도시와 만나고, 처음의 아이디어가 어디까지 확장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분명한 변화는 있습니다. 아드리안은 기존 인프라를 주어진 모습 그대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이미 있는 것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또 무엇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혁신은 완성된 사업계획서가 아니라, 모두가 당연하게 지나쳤던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질문 하나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왜 꼭 이렇게 해야 할까?”


삼성 솔브포투모로우는 앞으로도 더 많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질문을 직접 탐구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며, 그 질문이 어떤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스스로 발견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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