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2
만 18세 어른아이의 ‘건강한 자립’ 위해… 9년간 9개의 희망디딤돌
대한민국

스무살, 처음 자취하던 시절에는 우편함에 공과금 용지가 세달간 쌓여 있던 적이 있어요. 방 환기도 시키지 않아 벽지엔 곰팡이가 꼈고, 미룬 빨래도 방 구석에 한 가득이었죠. 어쩌다 부모님이 오신 날에만 방이 훤해졌어요. 보호자가 있던 저도

‘보호종료[1]’라는 현실을 맞닥뜨려야 하는 만 18세 청소년은 한 해 평균 약 2,400명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자립준비 청소년들의 홀로서기를 돕기 위해 2014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삼성 희망디딤돌’ 사업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주거 공간 제공과 자립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 상담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4월 21일, 9번째 삼성 희망디딤돌 센터인 경북센터 개소에 맞춰 지난 9년을 돌아보고, 자립준비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센터 관계자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건강한 자립을 위해 산성 희망 디딤돌. 전국 삼성 희망 디딤돌 센터 현황. 전국 9개 센터. 총 수용 인원 246명. 삼성 희망디딤돌 경기센터 2021년 11월 29일. 강원도아동자립시설 R.A.U.M. 2016년 12월 22일. 삼성 희망디딤돌 충남센터 2021년 6월 30일. 경북센터 2022년 4월 21일. 전북센터 2021년 8월 10일. 대구광역시 자립통합지원센터 2015년 12월 15일. 삼성 희망디딤돌 광주센터 2021년 6월 2일. 부산광역시 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 2016년 9월 19일. 삼성 희망디딤돌 전남센터 22년 하반기 예정. 경남센터 2021년 6월 23일. 삼성 희망디딤돌을 거쳐간 자립준비 청소년 현황. 삼성 희망디딤돌 입퇴소 청소년 수. 총 입주인원 215명. 총 퇴거인원 145명. 퇴소 후 학생들 진로 현황. 기타 14% 학업 25% 취업 61%.

“혼자 사는 게 두려워” 아직은 어른이 필요한 어른아이 만 18세… “자립 기술 아닌 어른의 관심 필요”

장성한 어른도 독립은 두렵다.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삶을 꾸린다는 건 많은 책임과 두려움을 동반하기 때문. 충남 지역 위탁 보호자 최현숙 씨는 “여러 다양한 공공 지원정책이 생겼지만, 결국 사회로 나온 이후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막막한 심정이 대부분”이라며 “자립이 현실이 되면서 외로움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이렇게 사회에 나가는 청소년들은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을 겪는다. 시설에서 자립 준비를 앞두고 교육을 진행하지만, 막상 시설을 나와 집을 알아보고, 일자리를 구하는 과정에서 혼자 결정하고 처리해야 하는 많은 일들에 어려움을 느낀다. 특히 시설에서 단체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주어진 자유에 적응을 힘들어 하는 경우도 많다. 광주에서 아동 양육 시설을 운영하는 최모세 씨는 “충분한 사회경험 없이 퇴소 후 바로 자립을 하게 될 경우 현실의 장벽에 부딪힐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의료보험과 같은 행정적 업무처리에 미숙하여 의료지원시 불이익을 받거나 관공서에서 필요한 서류 발급에 어려움을 겪는 일 등이 있다”고 전했다.

경북 지역에서 아동 양육 시설을 운영하는 박미소 씨는 “시설에서 모아준 후원금과 디딤씨앗통장(CDA) 적립금, 자립정착금 최대 500만원이 아이들이 퇴소할 때 가진 전 재산”이라며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전했다.

정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퇴소 후 홀로서기가 벅차거나 보호자가 없다는 사실에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간혹 잘못된 길을 걷는 경우도 있다. 스스로 적극적인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곁에서 정서적인 지지 체계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동 양육 시설과 위탁 가정 보호자들은 “시설에서 퇴소한 아이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주위의 많은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립기술’이 아니라 신뢰를 기반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어른의 손길이다”라고 강조했다.

모두가 건강한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9번째 ‘삼성 희망디딤돌’ 경북센터 개소

2014년 시작된 삼성 희망디딤돌의 9번째 센터인 경북센터가 4월 21일 개소했고, 오는 11월 전남센터(목포·순천)가 10번째로 문을 연다. 올해까지 전국에 총 10개의 센터를 개소해 운영할 예정.

구미에 자리한 경북센터는 접근성이 높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오피스텔 건물 안에 운영된다. 자립 생활관 25실과 자립 체험관 5실을 갖췄으며, 청소년들은 최대 2년간 1인 1실로 거주할 수 있다. 생활관과 체험관에는 각종 가전제품, 주방용품, PC, 가구 등이 구비돼 있어 주거 편의성을 높였다.

구미에 자리한 경북센터. 접근성이 높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오피스텔 건물 안에 운영된다.

한편, 경북센터는 타 지역의 자립준비 청소년들이 구미를 방문해 미리 센터를 둘러볼 수 있도록 사전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연간 약 720여명의 경상북도 내 자립준비 청소년들이 경북센터에서 거주를 포함해 자립 체험과 각종 교육에 참여할 예정이다.
박미소 씨는 “이번에 개소하는 삼성 희망디딤돌 경북센터에 우리 시설의 아동 3명이 입소한다, 마침 만 18세가 돼 시설을 나와야 했는데, 바로 희망디딤돌과 연결이 돼 정말 좋은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돌봐주는 선생님, 의논할 수 있는 어른이 곁에 있다는 사실에 아이들이 더욱 안심하고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거는 기본, 경제 교육과 진로 상담까지 제공… 든든한 제 2 보호자 역할 ‘삼성 희망디딤돌’ 자립 준비 청소년들의 실질적인 자립을 돕기 위해 삼성 희망디딤돌은 주거 공간 제공은 물론 금융, 진로 교육 등 실질적 자립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센터마다 교육 영역을 나눠 청소년들이 실 생활에 필수적인 기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무엇보다 자립 욕구에 따라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해 홀로서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을 해소하도록 돕는 것.

삼성 희망디딤돌 전북센터 김소연 씨는 “자립생활에 필수적인 교육을 주거 생활·재정 관리·정서 관리·진로 취업의 4대영역으로 구분해 제공한다”며 “정서 관리 영역에선 도자기 공예, 공방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정서 안정은 물론 취미 활동으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삼성 희망디딤돌 경남센터에서는 진로·취업 교육, 부동산 계약서 작성 교육, 도박 중독 예방 교육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남센터 강동해 씨는 “모든 과정은 센터 운영 담당자들이 지역사회의 다양한 기관을 직접 방문해 전문성을 점검하고, 직원 간의 논의를 거친 후 정한다”며, “교육 강사 역시 분야별로 우수한 전문가를 직접 섭외해 운영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삼성 희망디딤돌 센터는 자립 준비 청소년들이 스스로 꿈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진로와 취업 준비를 돕는 나침반 역할도 한다. 삼성 희망디딤돌 충남센터 함유나 씨는 “명확한 진로 계획 없이 막연한 마음으로 입주 신청을 한 청년에게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진로 상담 등 도움을 주고 있다”며 “안정적인 주거와 환경이 마련되어서인지 더욱 열심히 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어 저희 센터 또한 가지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전북 센터 또한 멘토링과 학습 지원을 통해 스스로 직업을 탐색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삼성 희망디딤돌 전북센터 김소연 씨는 “대상자의 학업 성적이나 자격 취득과 같은 물리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본 센터가 제공한 사업을 통해 청소년들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두드러진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각 센터에는 청소년들의 심리 상담과 진로 상담을 돕는 멘토도 상주한다. 삼성 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진로전문가로 멘토링 자원봉사 중인 이량희 씨는 “자립 준비 청소년들의 진로 문제를 비롯해 가정,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에 대한 고민과 삶의 목적이나 방향성에 대해 함께 얘기하고 나눈다”며 “청소년들이 한 명의 어엿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이 어른이자 멘토로서 당연한 역할이자 책임”이라고 말했다.

또한, 멘토들은 “진정한 홀로서기의 첫발을 내딛게 될 때,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위축되기보다 자신을 믿고 도전하길 바란다”며 자립을 앞둔 청소년들에게 진심 어린 격려를 전했다.

삼성 희망디딤돌을 만나 우리가 꾸는 꿈은…

 "삼성 희망디딤돌을 만난 지금, 우리가 꾸는 꿈은..." 광주센터 23세 생활관 거주기간 8개월. 자립준비 시점에 가장 큰 고민은 정착에 필요한 돈과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집이었다. 삼성 희망디딤돌을 만나 집과 돈 문제가 동시에 해결되었고, 교통편이 좋아 출퇴근 문제도 걱정 없고 앞으로 내가 살았던 시설의 아동들을 후원하고 지지하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경기센터 20세 생활관 거주기간 3개월. 자립준비 시점에 가장 큰 고민은 혼자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것이었다. 삼성 희망디딤돌을 만나 주위 도움을 받으며 외롭지 않은 환경에서 살게 됐고 앞으로 내가 꿈꾸는 삶을 살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전북센터 22세 생활관 거주기간 6개월. 자립준비 시점에 가장 큰 고민은 내가 이 세상에서 가치를 가진 청년으로 독립해 살아 갈 수 있을까라는 것이었다. 삼성 희망디딤돌을 만나 불안했던 마음이 긍정적으로 서서히 바뀌었고, 무엇보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해결됐고 앞으로 삼성 희망디딤돌이 내게 희망을 준 것처럼 다른 이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자립준비 청소년들의 불안정한 주거 환경 문제를 해소하고 정서적 안정을 통해 건강한 자립을 돕는 것이 삼성 희망디딤돌의 목표다. 삼성 희망디딤돌 충남센터 함유나 씨는 “보호가 종료되는 청소년들에게 ‘자립’은 결코 혼자 남겨지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고 싶다”며 “삼성 희망디딤돌 센터가 사회에 녹아들 자립준비 청소년들의 든든한 뒷받침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자립준비 청소년들이 스스로 꿈을 찾고 멋진 어른으로 사회에 우뚝 설 수 있는 그 날까지, 삼성 희망디딤돌은 이들 곁에서 든든한 울타리이자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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